text: 2011년 흥행성적 61순위였던 영화 '컨테이젼'이 코로나19 사태로 재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구글 검색에서 '컨테이젼'에 대한 검색이 갑자기 급증하더니, 미국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 최다 다운로드 영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중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뉴스가 처음 나온 12월 당시에는 워너브라더스 작품 카달로그 내 인기 순위 270위에 그쳤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난 지금, '컨테이젼'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 있는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 8편뿐이다. 모든 게 10년 전 영화 '컨테이젼' 줄거리와 현재 상황의 유사성 때문이다. 예술을 닮아가는 현실 귀네스 팰트로는 영화에서 첫 환자가 됐다 영화에선 한 여성 사업가(팰트로 역)가 중국 여행 중에 감염된 미지의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는다. 그의 감염은 전 세계에 보건 비상사태를 촉발시킨다. 중국과의 연관성은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컨테이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이유 중 하나다. 귀네스 팰트로 역시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재점화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대서양을 건너는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팰트로는 사진에는 "파리로 가는 길, 편집증? 신중함? 공포? 차분함? 유행병? 선전? 저는 그저 비행기에서 자려고 한다"라고 적었다. 600만 명이 넘는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거느린 팰트로는 "이미 영화에서 겪어봤다. 안전을 지켜라. 악수하지 말고 손을 자주 씻으라"고 썼다. 유사성 '컨테이젼'은 현실과 꽤나 유사한 점들을 가지고 있다. 팰트로가 연기한 인물은 'MEV-1'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이 바이러스는 홍콩의 한 요리사를 통해 그에게 전파된다. 박쥐로부터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 고기가 요리 재료였다. 집으로 돌아간 뒤 그는 심하게 앓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 그의 아들도 이내 목숨을 잃는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남편은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연출된다. 영화처럼 보건 당국은 코로나19가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 우한 지역에서 동물과 인간 사이의 전염으로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이 2002~2003년의 사스처럼 박쥐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추정도 있다. 당시 그 바이러스 역시 다른 생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염됐다는 것. 현재 사태에서 전염을 매개한 종에 관해 모든 의견이 일치되진 않은 상황이다. (영화에서는 돼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는 이 발병을 우한에 있는 동물 시장과 연관짓고 있다. '코비드-19(Covid-19)'로 알려진 현재의 코로나19처럼, 영화에 나오는 가상 바이러스 역시 사람들의 밀접한 접촉이나 오염된 표면을 만지는 것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현실의 영감 영화 속 질환과 현실의 질환 모두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MEV-1은 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 계열이 아닌 '니파(Nipah)'라는 실존하는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나온다. 박쥐는 영화에선 허구의 바이러스인 MEV-1과 연루됐으며 현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 있다 사망률 면에서는 영화가 훨씬 치명적이다. 영화 속에서는 사망률이 25%인데 반해, WHO에 따른 현재 코로나19의 사망률은 3.4%로 추산된다. '컨테이젼'에서 MEV-1은 한달 동안 전세계에서 26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중국에서 발병이 시작된 후 3달이 지난 지금, 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는 4000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영화에 나오는 것만큼 끔찍한 결과를 보여준 전염병이 최근 역사에 등장한 사례는 1918~1920년 무렵에 일어난 스페인 독감 사태다. 당시 50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봉쇄 영화에서는 발병이 의심될 경우, 전염병 정보국(미국에 실존하는 조직이다) 직원이 해당 지역에 파견되어 감염자를 확인하고 봉쇄 조치를 취한다. '컨테이젼'에서는 시카고가 봉쇄되는 것으로 나온다. 이는 중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봉쇄랑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탈리아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자 북부 지역 일부를 봉쇄하기도 했다. 영화에서처럼 재앙으로 묘사된 전염병 사태는 1918~1920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이 최근 사례다 공포와 연쇄 효과 '컨테이젼'이 다시 주목을 받자,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스콧 Z 번스는 깜짝 놀랐다. 그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 현대 사회가 이와 같은 발병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었다고 말했다. 번스는 "영화 속 감염과 코로나19의 유사성은 실체가 없는 것이고 우연한 일이며 중요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대응과 공포의 확산, 그리고 그것이 가져오는 연쇄 효과입니다." 스콧 Z 번스가 콘테이젼 시나리오를 썼다 그는 아마도 '컨테이젼' 속 등장 인물 한 명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일 수도 있다. 앨런 크럼위드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블로거다. 주드 로가 연기한 크럼위드는 바이러스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가짜 치료법을 주창한다. 유사한 일이 현실에도 일어나고 있다. 거대 유통 기업인 아마존은 최근 코로나19 예방과 퇴치에 도움이 된다고 거짓 주장을 하는 판매자들로부터 제품 100만 개 이상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저명한 방송인 짐 바커는 최근 뉴욕주 당국과 갈등을 빚었다. 그가 은으로. 만든 토닉을 바이러스 치료제라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원래 화학 무기로 개발됐다는 가짜 뉴스도 터져나오고 있다. 번스 자신도 음모론의 표적이 됐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스가 국제 정세를 통제하는 비밀 조직의 일원이라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이 바이러스 못지 않게 거대하게 늘어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한 거짓정보였습니다." The Nipah virus, which has a fatality of up to 75%, served as inspiration for the disease in Contagion 과학적 신뢰도 '컨테이젼'의 인기는 번스가 과학적 신뢰도를 위해 했던 노력으로 일정 부분 설명될 수 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WHO에 있는 전문가 등 바이러스와 역학조사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그에게 오싹한 충고를 몇 가지 전했다. 번즈는 헐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들은 모두 내게 전염병은 발발할지 안 할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발발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했다. 영화 '컨테이젼'은 지난 2011년 개봉했다. 당시엔 극장가에서 블록버스터급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맷 데이먼, 주드 로, 귀네스 팰트로, 케이트 윈슬렛, 마이클 더글러스 등 스타급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수익으로는 그해 개봉작 중 61위에 그쳤다.